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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공채 76명 중 13명 ‘점수 조작’으로 합격

경영진·인사라인 조직적 채용 개입 새 정황 나와
인사팀, 점수조작 관행·일부 지원자 특별관리

 

[FETV(푸드경제TV)=오세정 기자] 지난 2015년 부산은행 신입 행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최종 합격자 76명 중 13명의 점수가 조작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단독 강희석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박재경(56) 전 BNK금융지주 사장과 조모(59) 전 국회의원 공판에서 2015년 부산은행 공채 시 경영진과 인사라인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채용에 개입한 새로운 정황이 나왔다.

 

당시 부산은행 경영기획본부장이던 박 씨는 2015년 경남도지사 측근인 조 씨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경남도 금고를 유치할 목적으로 서류 탈락권이던 조 씨 딸을 부정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조 씨는 자신의 딸 채용 과정에 개입한 혐의(업무방해교사)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에는 박 씨와 함께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앞서 변론이 종결된 강동주(59) 전 BNK저축은행 대표(전 부산은행 업무지원본부장·징역 2년 구형)와 최모 전 인사부장(징역 1년·집행유예 2년)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 신문 과정에서 2015년 신입 행원 합격자 76명 중 약 17%인 13명의 점수가 조작됐다는 검찰 수사자료 내용이 알려졌다. 현재 조 씨 딸과 전 부산은행장 외손녀 등 부정채용 2명에 대한 관련자 재판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나머지 11명의 합격자는 검찰이 점수 변경 사실을 파악하고도 경위 파악이 안 되거나 증거가 없어 기소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 재판에서는 은행 고위 임원과 지점장 등이 채용을 청탁하고 인사라인이 점수조작 등의 방법으로 해당 지원자를 관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인사라인에 있던 강 전 대표와 최 전 인사부장은 부행장과 지점장 등의 청탁이 불발됐다는 취지의 메신저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공개된 메시지를 보면 부행장 3명, 지점장 2명이 채용 청탁을 했고 최고 점수를 부여했음에도 합격선을 통과하지 못해 결국 불합격시킬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5명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은행장에게 계속 보고하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당시 채용 청탁을 받은 지원자 중 일부의 점수표 비고란에 'SB'(stone brain·돌머리)라는 표시를 하고 채용 과정에서 지속해서 관리한 물증도 나왔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분명한 건 많은 채용 청탁이 있었고 인사담당자들이 계량적인 수치화가 가능한 토익, 학점 외에 주관적인 점수조작이 가능한 정성평가를 조작하는 관행이 있었다"면서 "특히 전 국회의원 딸의 경우 점수를 올리고 커트라인을 낮춰 서류, 필기전형에서 탈락한 지원자를 최종 합격시키는 바람에 지원자 3명이 불합격 피해를 봐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이날 공판에서 박 씨가 재판을 끝내고 싶다는 의견을 내고 받아들여져 변론이 종결됐다. 검찰은 박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조 씨 공판을 진행한 뒤 관련자들에 대해 일괄 선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