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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또 금피아 낙하산 망령”...초대 車손해배상진흥원장 ‘3파전’

초대 원장 공모에 약 20명 지원자 몰려...치열경쟁 속 내주 최종 후보 압축
박종화 손보협회 상무 vs 권흥구 보험개발원 전 부원장 치열경쟁 예고 속
민간 전문가들 경쟁 기대감에 예상 못한 금감원 이종욱 국장 지원은 ‘찬물’
일각, 채용비리 등 위상 추락 불구 “금감원 또 다시 낙하산 망령” ‘비난쇄도’

[FETV(푸드경제TV)=김양규 기자] 화물 및 택시공제 등 6개 공제사업자의 감독사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하 차 손해배상진흥원)의 원장 인선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차 손해배상진흥원 설립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기관 출범을 위해 지난 8일까지 초대 원장 공개모집을 실시한 바 있으며 약 20명 정도가 지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제 및 보험업계에서는 국토부의 기본 방침이 원장 후보 자격을 전문성에 초점을 맞추고, 6개 공제 및 교통안전공단 출신 인사는 배제하겠다는 것이었던 만큼 민간 보험업계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원장 공모기간 마지막 날 예상도 못한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이 지원하면서 또 다시 금피아 낙하산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이른바 ‘민간 전문가간 공정경쟁’이란 기본 취지가 퇴색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제 노조 등 관련업계내 기류는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초대 원장으로 선임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며 벌써부터 반발 조짐마저 보이는 등 인선과정에서의 적잖은 잡음도 예상된다.

 

23일 공제 및 보험 등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의 초대 원장 최종 후보군을 2인으로 압축하는 등 인선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택시, 버스, 화물 등 사업용 차량을 대상으로 한 6개 공제조합의 자동차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서비스 업무를 관리 감독하는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설립 방안을 검토, 지속적인 논의를 시작한 지 약 5년 만에 설립하게 됐다”면서 “오는 7월 출범 계획으로, 내달 중 초대 원장 선임은 물론 사무실과 조직구성 등을 마무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택시와 버스, 화물, 렌트카 등 6개 공제에 가입돼 있는 차량에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구제가 제대로 안되는 등 부작용이 컸지만 이를 제대로 감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진흥원 설립을 적극 추진해 왔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그 동안 공제에 가입돼 있는 차량에 사고 피해를 당했으면서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해 제2의 피해가 야기된 반면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더구나 이들 공제에 대한 재무건전성 등 종합 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을 설립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구 설립 논의과정에서도 보장원이니, 진흥원이니 기구 명칭을 두고도 진통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국토부와 공제사업자 등 이해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결과 공제사업자들의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사업 성장을 견인한다는 취지에서 최종적으로 진흥원으로 명칭을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초대 원장에 유력한 후보로는 박종화 손해보험협회 상무와 권흥구 전 보험개발원 부원장 그리고 이종욱 금융감독원 옴브즈맨(전 손해보험검사국장) 등 3파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박종화 상무는 20년 넘게 자동차보험 등 손해보험사업에 종사한 전문가로, 현재 손해보험협회의 자동차보험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국토교통부와 국회 등 정부 및 입법기관과의 유대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초대 원장으로 적임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탁월한 업무능력에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 출신인 김용덕 현 손해보험협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이어 권 전 부원장은 해동화재에 입사해 보험업계에 입문한 이래 보험개발원으로 이직, 탁월한 업무 능력을 인정 받아 보험개발원 설립 이래 처음으로 부원장까지 올라 연임한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인사적체 등 조직의 인사 부담을 덜고 후배 양성을 위해 용퇴해 원내는 물론 보험업계내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업계 한 대표이사는 “박 상무나 권 부원장이나 모두 인물 됨됨이나 업무능력 등 전문성 모든 측면에서 초대 진흥원장으로 손색이 없는 인물로 평가한다”면서 “예상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달 초까지만 해도 눈독을 들이는 후보들이 있었으나, 이들이 초대 원장직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뜻을 굽히거나, 양보하는 등 거의 양자간 경쟁이 예상됐다”면서 “그러나 금감원 국장 출신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변수가 생긴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급부상한 인물은 현재 금융감독원의 옴브즈맨을 맡고 있는 이종욱 전 손해보험검사국장으로 알려졌다.

 

이 전 국장은 보험감독원(금융감독원 전신) 출신으로, 수년간 보험감독업무를 맡아온 인물이다. 그러나 공제 및 보험업계에서는 적잖은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당초 국토부 실무진 사이에서는 초대 진흥원장 후보 자격을 이 분야에 전문성을 보유한 민간 전문가로 선임하게 될 것이란 분위기가 대세였다”면서 “그러나 최근 진흥원이 감독기구인 만큼 감독업무 경험이 있는 인물이 적합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기존의 기류와 달리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제 노조 등 진흥원 설립을 두고도 진통을 겪은 바 있는데,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면서 “전문성을 강조한 만큼 민간 전문가들간 경쟁이 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또 다시 금피아의 낙하산 논란은 물론 공제사업자들의 반발 예상 등 향후 적잖은 잡음도 예상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채용비리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채용비리 연루 및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논란 등으로 잇따라 금감원장들이 중도하차하면서 국민 불신이 고조되는 등 기관 위상이 매우 추락한 상황이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등을 두고 조직내 내홍을 겪는가 하면 금융위원회와 갈등이 고조되는 등 조직내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퇴직 예정인 인사들을 피감기관에 낙하산 인사를 시도하는 등 여전히 집단이기주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에는 금감원에서 퇴직한 지 무려 10년이나 된 김 모 씨를 중견 보험사의 상근감사로 내보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공제업계내에서는 금감원 출신 인사가 초대 원장직에 지원하고 나선데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 공제조합연합회의 고위관계자는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하 자배법)에 의거해 설립하게 되며, 법률상의 명칭을 진흥원으로 규정한 것은 금융감독원처럼 감독과 검사가 주 목적이 아니라 국토부 산하 6개 공제조합에 대한 서비스 질을 높이고 재무건전성 확보 등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포괄적으로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며 “이런 취지에서 볼 때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진흥원이 공제조합의 자동차사고 피해자에 대한 보상서비스 및 관리 업무를 맡게된다는 측면에서 이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 적합하다는 건 당연하다”면서 “특히 현재 잇따른 채용비리 등으로 국민들의 불신을 받고 있는 금감원이 몸을 낮추고 자성은 못할망정 피감기관장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데 대해 한심함을 금할 수 없으며, (진흥원장 인선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지켜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2016년 1월 자배법을 개정해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설립 근거를 마련한바 있으며, 6개 공제조합 노조 등 극심한 반발에도 추진한 끝에 오는 7월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6개 공제조합은 전국 버스ㆍ전세버스ㆍ화물ㆍ택시ㆍ개인택시ㆍ렌터카공제조합 등이며, 가입 규모는 총 87만대 수준에 연간 공제금액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5000억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