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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인터뷰] ‘空間’을 파는 남자, 이승환 씨티큐브 대표

 

[FETV(푸드경제TV)=김진환 기자] 십여 년 전 ‘소호(SOHO)’라는 새로운 개념의 신조어가 유행했다. ‘Small Office Home Office’의 약자인 소호는 인터넷의 발달로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에서 시작하던 개인사업자와 그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 소호사무실, 소호오피스가 수년 전부터 ‘공유오피스’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소상공인, 스타트업을 위해 재탄생 했다.

 

시작은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를 필두로 한 입지가 좋고 저렴한 사무실 임대업이었다. 저성장시대 1인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사무실과 제반시설을 공유하는 용도로 이용했다. 최근에는 5인 이상의 소기업, 외국계 또는 국내 대기업 TF조직의 사무공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후발 주자이지만 올해부터 급속도로 지점을 확충하며 공유오피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씨티큐브의 이승환 대표를 만났다.

 

“지금 곧 오픈할 테크노마트점 인테리어 문제로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는 중이었다”며 말문을 연 이승환 대표는 30대 후반의 젊은 사업가다.

 

씨티큐브는 별도의 회사 사무실이 없다. 서울에 위치한 6개 지점 중에 본인의 집에서 가까운 사무실로 출근해 빈 공간에서 업무를 본다. 오늘처럼 대면 회의가 꼭 필요한 경우만 중간지점인 신도림점에서 만나 미팅을 진행한다고 했다.

 

공유오피스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공유오피스는 단순하게 사무실을 빌려주는 개념에서 벗어나 ‘사업을 만들어주는 공간’이다”고 답했다.

 

“저희는 공간(空間)을 파는 회사입니다. 국세청에서는 부동산임대업자로 보겠지만(웃음) 큰 차이가 있어요. 아무것도 없는 빈 이곳에 무엇을 채우느냐가 우리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며 “진짜 코워킹 스페이스가 되려면 입주사들의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고 재무적・비재무적 지원도 수반이 되어야 한다”고 부동산임대업과 공유오피스의 차이를 설명했다.

 

 

씨티큐브도 타 경쟁사와 비슷한 업무환경을 제공한다. 공동회의실, 미팅룸, 사무집기류 공유, 카페테리아, 네트워크 파티, 인사노무・세무・법무 서비스 등 공유오피스의 기본적인 외형은 같다. 씨티큐브는 여기에 추가적으로 입주사 건강관리서비스, 동영상 플렛폼 업체와의 제휴를 통한 광고홍보 컨설팅 등도 제공한다.

 

“현재 군소업체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위워크는 독보적이고요.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확실한 차별화인데 일단 우리는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씨티큐브의 경우 임대 방식이 아닌 건물 매입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임대를 재임대하는 방식은 부수적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씨티큐브는 이점에 착안 직접 건물을 매입해 좀 더 저렴하게 입주사에 공급하고 있다. 프렌차이즈 없이 직영점만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대료보다는 은행이자가 훨씬 싸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은행이자는 임대료의 1/5 수준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매출이 성장하면 그만큼 더 임대료를 낮출 생각이다.

 

이 대표는 사업을 만들어주는 공간의 다음 조건으로 인테리어를 꼽았다. 씨티큐브 1호점부터 6호점까지는 개점 당시 트렌드를 반영해 내부를 꾸몄다고 한다. 글로벌 공유오피스인 위워크의 인테리어도 많이 참고했다. 위워크의 경우 개방감 있는 소재를 활용한다. 유리를 많이 사용하고 외부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이는 업무 환경이 특색이다.

 

 

씨티큐브는 곧 오픈할 7호점인 테크노마트점부터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가의 작품을 콘셉트로 매장마다 입점한 지역에 어울리는 특색을 심겠다는 게 이 대표의 복안이다.

 

“한국 사람이 일하기 좋은 디자인을 담으려고 합니다. 과거엔 철, 유리 같은 소재를 많이 사용했는데 이젠 우리만의 아이덴터티가 들어간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현재 디자인 작업과 병행해 내부 인테리어도 한창이다. 한국형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들기 위해 서원이나 고궁 등 한국 전통 건축 철학을 차용했다고 한다. 앞으로는 돌, 나무 등의 소재를 많이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테크노마트점은 한강변에 위치한 특성을 고려, 강변을 산책하는 느낌으로 전체적 구성을 진행한다고 전했다.

 

씨티큐브에 꼭 입주해야 할 이유를 물었다.

 

이 대표는 유망한 입주사에 직접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저희 입주사 중에 한 곳은 최근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두 곳은 크라우딩 펀딩을 통해 곧 성공적인 도약을 준비 중이고요.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을 많이 봅니다. 우리 씨티큐브도 스타트업 회사입니다. 그러기에 입주사의 고민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입주사에 투자를 통한 재무적 도움을 주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승환 대표는 최근 아버지가 됐다. “부모가 되어보니 더욱더 우리 씨티큐브의 사업과 입주사의 사업이 같이 성장을 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공감”하게 됐다며 “사업 파트너로서 함께 성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큐브는 오는 6월 7호점과 8호점을 동시에 오픈한다. 2020년까지는 30개 지점, 2022년에 50개 지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