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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 취임 5년 구광모 LG 회장...'미래사업 승부사 변신“

구 회장,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 핸드폰사업 매각" 과감한 의사결정
구 회장 5월 사장단협의회서 고객가치, 70년대생 임원 92% 배치

 

[FETV=박제성 기자] 29일. LG그룹의 사령탑 구광모 회장이 취임 5주년을 맞는 날이다. 5년전 '포스트 구본무'로 불려던 구 회장은 지휘봉을 잡은 뒤 국내외를 동분서주하며 LG그룹 제2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2018년 회장 취임 후 재계에 안팎에선 구 회장의 포괄적인 그룹내 경영실적, 리더십 등의 학점을 ‘A’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40대 중반을 넘긴 '젊은피' 구 회장은 미래사업의 승부사로 통한다. 

 

5년간의 구 회장이 ‘미래사업 승부사’ 불리는 이유는 치밀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선택과 집중에 능한 승부사 기질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진 사업에 대한 과감히 철수할 건 철수하고 더욱 확대할 부분은 불도저처럼 과감한 투자를 전개했다. 특히 전자와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성장동력엔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등 승부사적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은 젊은피인 스마트한 감각을 앞0세워 글로벌 미래신수종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AI)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전장 ▲프리미엄 가전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했다. 구 회장은 그룹의 주요 사업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을 통해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구 회장은 일찌감치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으로부터 전폭적인 신임을 받았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해 고속 승진을 통해 회장까지 반열 올랐다. 대리부터 시작해 실무 경영수업을 차곡차곡 경험을 습득했다. 차장, 부장, 상무를 거쳐 2018년 12년 만에 LG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40세의 젊은 나이에 LG그룹 회장직에 오른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나이보다는 글로벌 경영 감각과 의사결정, 경영 지식 등이 그룹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구 회장은 몸소 보여줬다.

 

구 회장 취임 후 가장 강조한 경영 키워드는 첫째도 ‘고객 가치’ 둘째도 고객 가치다. 그는 취임 후 첫 신년사에서 고객 가치을 가장 전면에 내걸었다. 고객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기업의 승패를 좌우하는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열린 사장단협의에서도 또 한번 고객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예상보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고객을 향한 변화를 만들어 근본적인 경쟁력 높이자”고 강조했다. 이는 현장경영 행보와 직결된다. 실제로 구 회장은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어떤 부분이 필요한지 혹은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리면 되는지 가감없이 말씀해달라”고 발언한 바도 있다.

 

고객 가치와 더불어 구 회장의 또 한가지의 핵심 경영철학은 ‘선택과 집중’이다. 대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IPO(기업공개)와 모바일폰(휴대폰) 사업철수 사례가 있다. 그룹내 LG화학의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2022년 1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상장을 추진하기까지 구 회장의 과감한 의사결정이 뒷받침했다. 휴대폰 사업의 경우 구 회장은 한국, 미국, 중국 등 국내외 사업을 이어가기 보단 철수론 카드를 택했다. 이는 갈수록 치열해져 가는 휴대폰 사업에 집중하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확대하거나 신규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셈법에서 비롯됐다.

 

휴대폰 대신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차세대 가전제품 ▲친환경 첨단소재 ▲AI ▲디지털 전환(DX) 등의 주력하는 것이 향후 수익성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뿐 아니다.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에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LX 계열분리, AI연구원 설립 등 조직 쇄신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한마디로 구 회장은 실용주의자 미래형 그룹 총수로 통한다. 그는 한계점을 넘어선 실적부진 사업에 미련을 갖기보단 미래신수종에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

 

구 회장은 스마트하고 역동적인 젊은피 임원 수혈도 강조하고 있다. 젊고 유능한 40대 임원을 늘리는 것이 참신한 글로벌 경영 사업을 펼치기 좋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취임 후 젊은 인재들을 임원으로 기용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그는 지난해 114명의 신임 상무중 1970년 이후 출생이 92%를 차지할 정도로 젊고 역동적인 ‘LG DNA’ 심기에 돌입했다. 특히 나이, 성별, 출신과 무관하게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적극 채용한다는 것이 그의 조직경영 철학이다.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취임 직후 회장 직함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 대신 대표라는 직책을 불러주기를 요청했다. 이러한 구 회장의 경영리더십을 바탕으로 실적도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는 불확실성에 연속이였다. 이유는 코로나, 러시아 우크라인 전쟁, 고물가, 고환율 등 글로벌 악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 회장의 경영 성적표는 우수한 학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LG의 주요 계열사(7개 상장기업)의 2019년 매출은 138조원에서 2022년 190조원으로 38% 가량 상승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에서 8조2000억원으로 78% 이상 늘었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의 성과가 도드라진다. LG화학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해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글로벌 수주 잔고는 작년말 기준 385조원에 달한다.

 

LG전자의 전장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 부문은 작년 처음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했다. 연내 수주잔고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00조원, 10조원의 몸값을 달리고 있다. 이같은 기세를 몰아 시가총액(시총)도 껑충 뛰었다. 2018년 6월말 기준 약 88조원에서 올해 6월 기준 약 257조원으로 3배 가량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한 가지만 꼽자면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상승폭이 도드라진 것이 주요 요인이다.

 

재계에선 제2의 주가 부양을 위해선 AI사업부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위해선 유망 AI 기업에 'M&A(인수합병)'를 지목하고 있다. 구 회장은 재계 4위 자리를 지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2023년 6월 기준 삼성, SK, 현대차에 이어 재계 4위에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특히 LG그룹의 공정자산 총액은 2023년 171조2440억원으로 2018년 123조1000억원과 비교해 48조1440억원 증가했다. 공정자산은 대기업집단의 일반계열사 자산총액과 금융계열사의 자본총액을 합친 값이다.

 

구 회장은 생활가전 글로벌 경쟁력에도 일조하고 있다. 글로벌 톱 경쟁력을 지키고 있다. 이는 실적으로 보여줬다. LG전자 H&A(생활가전) 사업부의 작년 매출·영업이익 모두 미국 경쟁사 월풀을 압도했다. 월풀은 작년 매출 192억2400만 달러(약 25조원), 영업손실 15억2000만 달러(약 2조원)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LG전자 H&A는 매출 29조8955억원, 영업이익 1조1296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에서만 3조원을 확대했다.

 

구 회장은 중장기적인 사업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특히 R&D(연구개발)를 통한 차세대 기술력 확보에 승부수를 띄울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총 투자액 106조원 중 48조원은 R&D(연구개발)에 투입된다. 이중 배터리·배터리 소재, 전장, 차세대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빅데이터, 바이오, 친환경 기술 등 미래신수종 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