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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文만사] 아프니까 청춘 사업가다, 하지만...

(문정태가 만난 사람 ①) 이주광 김병훈 APR 공동 대표

 

[FETV(푸드경제TV)=문정태 기자] ‘모델이네, 모델! 참, 파릇하기도 하다.’

 

40대 중반의 ‘아재’ 기자가 훤칠한 키에 말쑥한 차림을 한 두 청년 사업가들을 봤을 때 대번에 든 생각이다. 그런데, 왠지 낯빛이 밝지 않았다.

 

“표정이 왜들 그렇게 어두우세요?”(기자)

“매체와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습니다.”(이주광 대표)

“사실, 저 두 분이 엄청 궁금했습니다. 어찌 그리 젊은 나이에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었고, 큰 성과를 이뤄가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었거든요.”(기자)

“아.. 네...”(김병훈 대표)

 

어딘지 쑥쓰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경계하는 것 같기도 한 표정을 가진 에이피알의 이주광·김병훈 공동 대표와의 인터뷰 초반은 그리 순탄하게 시작되지는 않았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에이피알은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과 메디큐브, 남성 화장품 브랜드 포맨트, 뷰티헬스케어 브랜드 글램디 등 다양한 소비재 브랜드로 유명한 기업이다. 지난해 650억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주광, 김병훈 대표는 각각 30세, 29세.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28.3세다. 에이피알은 2016년엔 포브스로부터 ‘2017년 비상할 대한민국 10대 스타트업’으로 뽑혔다. 이 대표와 김 대표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30세 이하 기업인 3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시작한 지 4년도 안 된 기업이 이뤄낸 성과치고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자는 “두 분이 성공한 비결은 뭔가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회사가 잘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단기간에 이렇게 클 정도로 몰랐습니다. 하지만, 사업가니까 사업적인 부분에서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즐거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거죠.”

 

성공의 비결을 물었는데, 슬픔이라고? 인터뷰 초반에 얼굴빛이 좋지 않았던 것도 낯선 기자와 만났기 때문이 아니었다. 과거에 있었던 논란에 발목 잡혀 ‘나쁜 기업’이라는 주홍글씨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게 진짜 이유였다.

 

각고의 노력으로 논란을 해명할 수 있게 됐지만, 이미 두텁게 덧씌워진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하다는 게 두 대표의 하소연이었다. 문제의 시작은 에이피알이 2016년 10월 설립한 강아지 사료 생산 판매 계열사 디어마이펫에서 발생했다.

 

“디어마이펫이 ‘애정사료’라는 이름의 강아지 사료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SNS 영상이 페이스북 업로드 1주일 만에 ‘150만뷰’를 돌파할 정도로 큰 관심을 얻었는데요. 제품 출시 3개월 후에 제품을 먹은 반려견이 혈변을 본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온라인에 게재되고,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디어마이펫은 즉시 제품 환불에 나섰다. 반려견의 증상으로 불안을 호소하는 소비자를 위해 진단서 접수 지원을 시행했다. 반려견의 이상 반응과 애정사료의 연관성이 채 입증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오로지 고객의 입장만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취한 조치였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

 

“이슈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사과문과 함께 무조건적 환불과 병원비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만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 기업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디어마이펫은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1개 국가기관 및 5개 국가 공인 기관 등 총 6곳의 검정 기관에 사료 성분검사를 의뢰했다. 국립 농산물 품질관리원, 한국동물약품 기술 연구소, 농협 중앙회 축산연구원, 한국사료협회,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농업과학연구소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제품 성분 검사가 이뤄졌다.

 

약 3주 후 각 기관의 성분 검사가 최종 마무리 됐다. 84개 항목에서 모두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성분이 없다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디어마이펫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언론에서는 더 이상 디어마이펫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싣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똬리를 틀고 있는 후였죠.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모회사라는 이유만으로 에이피알에게도 부정적 여론이 주홍글씨처럼 따라 다니게 됐습니다.”

 

결국 디어마이펫은 사업 시작 8개월 만인 2017년 6월 브랜드 폐업 신고를 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디어마이펫 브랜드에는 12명의 임직원이 재직 중이었는데, 온라인의 무분별한 여론 때문에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디어마이펫의 사업 종료와 함께 루머도 함께 종결될 것으로 보였지만 아니었다. 모기업인 에이피알이 진행하는 사업마다 주홍글씨처럼 루머가 함께 따라다녔다. 그래도 꿋꿋이 사업을 진행해 나갔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650억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도 1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에게 새겨진 주홍글씨는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고객들을 위해 피해를 감수해 온 기업에 너무도 가혹한 것 같아 힘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에이피알은 이전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계획하고 있다고. “앞으로는 그냥 당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우리 브랜드를 사랑해 주시는 수많은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루머를 퍼트리는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대응하려고 합니다.”(이주광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