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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경계에 서 있는 당신, 마음 경영에 힘써야 할 때다!

[도서] 한시에서 배우는 마음 경영

​​삶에는 무수한 고난이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특히나 많은 선택과 고비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 순간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결정을 내리지만 매번 갈피 없이 선택하는 결정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긴장시킨다.

현대인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숨을 돌릴 여유조차 찾기 어렵다. 답이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 가정생활, 직장생활에서의 과부하로 몸도 마음도 지쳐 여유마저 빼앗긴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그들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경영할 수 있도록 안내서가 되고자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끼게 되는 고민과 갈등을 옛 성인들의 지혜가 담긴 한시로 풀어나가면서, 우리의 실패가 위안을 받고, 우리의 삶이 좀 더 너그러워지는 평안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인제대 홍상훈 교수의 '한시에서 배우는 마음경영'

누구보다 한시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저자 홍상훈 교수는 시중에 출간된 여러 한시 선집이나 해설서가 현대의 독자에게 오히려 거리감을 주는 것이 안타까워, 조금 더 가까운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한자에 너무 겁먹을 필요도, 지레짐작할 필요도 없다. 그저 저자가 이끄는 대로 물 흐르듯 흐르는 한시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유행가 가사까지 나와 우리를 한시와 격 없이 만나게 할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경영하는 사람이 세상을 경영할 수 있다” 더 치열한 삶을 위한 성찰!

이 책은 모두 4개의 큰 주제 아래 10개 남짓한 작품을 엮고 있다. ‘1장 어렵구나, 인생길’ 에서는 삶의 순간순간이 고통이고 번뇌의 연속이라는 것을 인정하며 고통을 고통으로, 번뇌를 번뇌로 즐길 수 있을 때 깨달음처럼 찾아오는 정화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현실을 수용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2장 들끓는 감정을 녹이는 법’ 은 위태한 사회 가운데서 자신을 아는 것이 곧 힘이라고 설명하면서, 자기 성찰을 위해 도움이 되는 한시들을 모아 놓았다.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항상 절제를 요구했던 유교 사회였음에도, 가족과 벗, 애인과의 만남과 헤어짐에 관해 다른 어느 장보다 가슴 절절히 표현할 수밖에 없었던 시들을 ‘3장 이 꽃 꺾어 누구에게 주리오’에 담았다.

마지막 ‘4장 더 치열한 삶을 위하여’ 는 그 치열한 삶을 위해 어떤 어려움 가운데서도 희망만은 간직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이 책 전체를 마무리 지으며 책을 덮는 순간 다시 세상에 나설 때의 다부진 마음가짐을 약속한다.

시 한 편당 원문과 뜻풀이, 작자의 역사적 배경과 현대적 해설이 가미되어 있다.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에 따라 목차를 분류하여, 순간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좀 더 조언을 구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어지럽고 각박한 현실에 상처받아 담담한 위로와 쉼이 필요한 20~40대 직장인. 그리고 어려운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슬기로운 조언을 구하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탐욕의 경계에 서 있는 당신, 지금이 바로 마음 경영에 힘써야 할 때다!

노자의 <도덕경> 제12장에는 “현란한 색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요란한 소리는 귀를 먹게 하며, 갖가지 맛은 미각을 잃게 하고, 사냥하며 치달리는 것은 마음에 광기가 나타나게 하고, 얻기 어려운 재물은 행실을 나쁘게 만든다. 그래서 위대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그저 배를 채우려 할 뿐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않는다” 라는 내용이 있다.

흔히 이목구비는 육체 활동과 의식 활동에 필수적인 기관으로, 어느 하나라도 기능이 약하거나 부족하면 장애인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노자는 이목구비의 기능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 현혹당하는 마음의 탐욕을 경계하고 있다. 보고 듣고 맛보는 것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일인 만큼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목적을 넘어서는 것은 탐욕일 뿐이다.

사는 게 힘겹고 골치 아플 때는 이따금 이목구비를 닫고 세상을 관망하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하였듯이, 그런 관조를 통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런 관조는 현실도피가 아니라 더 치열한 삶을 위한 튼실한 준비라고 할 수 있다



김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