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노벨문학상을 차지한 일본계 영국인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63)는 영국 국영방송 BBC 인터뷰를 통해 “대단한 영광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대단한 작가들의 발자취를 밟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며 “불확실한 순간에 있는 우리에게 노벨상이 긍정적인 힘이 되기를 희망한다” 고 밝혔다.
그는 “노벨위원회에서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수상 사실이 거짓이라고 생각했다.” 며 “가짜뉴스의 희생자가 됐을 것이라 의심했다" 고 말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이시구로의 소설에는 위대한 정서적인 힘이 있다. 세계와 닿아있다는 우리의 환상 밑에 심연을 드러냈다” 고 평가했다.
가즈오 이시구로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나 1960년 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했다. 켄트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에서 문예 창작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을 배경으로 태평양 전쟁 이후의 상처와 현재를 절묘하게 엮어 낸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1982)으로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받았다. 1989년에 발표한 세 번째 소설 ‘남아있는 나날’로 부커 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이 소설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어 또 한 번 화제가 되었다.
2005년에 발표한 ‘나를 보내지 마’는 복제 인간의 사랑과 슬픈 운명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에 의문을 제기한 화제작이자 작가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타임 ‘100대 영문 소설’ 및 ‘2005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되었고, 전미 도서협회 알렉스 상, 독일 코리네 상 등을 받았다. 그는 문학적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대영제국 훈장을, 1998년 프랑스 문예훈장을 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에는 ‘나를 보내지 마’, ‘남아있는 나날’ 등이 민음사에서 출판된 바 있다.
한편 노벨문학상 후보로 올랐던 우리나라 고은 시인은 발표 직전까지 유력후보 4위안에 들었지만 이번에도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김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