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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시민의 탄생', 광장촛불을 이끌어낸 '미디어 시민'을 밝히다

2016년의 광장을 연 ‘미디어 시민’에 대해 날카롭게 해부한 책이 나왔다. 21세기 미디어 운동의 흐름과 영향을 조명한 '미디어 시민의 탄생'이다.

저자는 시대정신연구소 '한윤형' 부소장이다. 한윤형 저자는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한국 사회의 청년세대, 미디어, 현실정치에 관한 글을 주로 써왔다.

'미디어 시민의 탄생' 한윤형 지음 (이미지=시대정신연구소)

21세기 한국 현대사를 이끌어온 힘을 추적하다!

2016년 겨울, 광화문 광장은 대규모 군중이 만들어낸 촛불시위의 물결에 휩싸였다. 2002년, 2004년, 2008년에 이어 네 번째로 번진 대규모 광장 촛불시위였다. 저자는 이런 이들의 존재를 20세기말에는 결코 상상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21세기 뉴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대규모 촛불 시위가 가능해졌다고 한다. 광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으로 나온 시민들은 뉴미디어를 통해 정체화됐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이들을 '미디어-시민'이라 부른다.

'미디어-시민'은 자신이 어떻게 미디어에 의해 표현되는지 정확히 아는 집단이다. 이들은 본인의 견해가 미디어 지형도에서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이해한다. 미디어에서 내놓는 견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할 줄 안다. 뉴미디어를 다룰 줄 아는 시민이다. 저자는 '미디어-시민'이 어디서 나타났고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탐구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90년대 후반 PC통신부터 2010년 페이스북의 시대까지 조망한다.

<미디어 시민의 탄생>은 '미디어-시민'을 선악이분법으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미디어 시민'이란 주체를 무작정 예찬하지 않는다. 오히려 제각기 만들어진 선악이분법 서사의 뒷면을 보여준다. 저자는 "2016년 연말 최순실 게이트 정국을 지나면서 깨닫게 된 것은, 정치에 갑자기 관심을 기울이게 된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한 정파의 편협함을 체화하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한두 달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십수 년의 역사를 간결하게 단순화한다."며 "모든 사람들이 단순화 풍랑에 휩쓸리는 것을 막는 데에 이러한 저술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KBS 추적 60분 안주식 PD는 추천사를 통해 "촛불 파도 영상 편집할 때, 내게 영상 편집을 지시하는 듯한 거대한 ‘눈’을 어렴풋이 느꼈다. 이 책을 보고서야 그게 ‘미디어 시민’이었단 걸 알았다."고 밝혔다.

<미디어 시민의 탄생>은 뉴미디어 시대 미디어 종사자와 시민에게 고민점을 던진다. 언론은 예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언론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미디어 시민’을 이해해야 한다. '미디어-시민'은 까다로운 소비자이다. 이들은 순식간에 집결이 가능하고, 직접 미디어를 활용한다.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자마자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과 진보언론 사이에 있었던 분란은 미디어 종사자들에게 '미디어-시민'을 이해할 필요성을 또 한 번 던진다. 시민들 역시 이 책을 통해 지극히 당파적인 자신들의 모습을 돌이킬 수 있다. 사건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지만, 각 당파가 만들어내는 편협한 서사구조에서 균형을 잡을 것을 저자는 권한다.

정치부 기자출신 저자가 전하는 21세기 뉴미디어시대 '미디어 실천법'을 <미디어 시민의 탄생>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