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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연속 멀어진 '님'을 대하는 하나·우리은행의 자세

하나·우리, 작년 분기 내내 NIM 하락...조달금리 상승 영향
기업금융·자산관리 돌파구 모색...은행장 간 '자존심 대결'

 

[FETV=권지현 기자]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비이자이익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이어지자 비이자이익 부문을 겨냥, KB국민·신한은행과의 영업수익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은 '자산관리(WM)' '기업금융' 영업 총력으로 모아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서울 구로 지역에 서울디지털BIZ프라임센터 문을 열었다. 'BIZ프라임센터'는 작년 7월 조병규 은행장 취임과 동시에 탄생한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특화 채널이다. 산업단지에 입점한 기업에게 투·융자를 통한 자금조달 및 기업컨설팅, 자산관리 특화서비스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서울디지털BIZ프라임센터가 자리한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는 정보기술(IT)기업, 전기·전자기업 등 현재 1만4000여 기업이 입주해 연간 14조원의 생산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달 25일에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메카인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판교BIZ프라임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조병규 은행장은 "앞으로 국민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견·중소기업의 활력을 위해 BIZ프라임센터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반월·시화를 시작으로 남동·송도, 창원·녹산, 대구·경북, 울산, 호남까지 저변을 넓히더니 이번엔 서울 센터를 세웠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비이자이익을 끌어올리려는 계산은 이미 지난해 연초 시작됐다. 우리은행은 작년 초 2차전지, 에너지 등 신성장기업 발굴·마케팅 추진 전담 영업조직인 '신성장1·2기업영업본부'를 신설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본점에 신성장지원팀을 만들어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를 본격화했다.

 

 

우리은행이 중소기업금융을 통해 비이자이익을 꾀하려 한다면, 하나은행은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사업에 좀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하나은행은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하나 시니어 라운지' 문을 열고 유산정리 서비스를 내놓았다. 국내 금융권 첫 시도로, 은행 관계자는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자산관리, 증여, 상속, 기부, 연금 등에 대한 컨설팅과 실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존 은행권 자산관리 서비스를 사후 관리로 넓혀 유언장 보관, 상속 집행, 유산정리 등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은 이번 개점을 위해 하나금융그룹과 협력하고 있는 일본 신탁전문은행 '스미트러스트'와 손잡았다. 스미트러스트의 유산정리 서비스 30년 구력과 국내 법무법인과 세무법인, 종합병원 등과의 협업으로 재산분할 과정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최소화하기를 원하는 자산가들의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눈에 띄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 자체 최고 경쟁력으로 꼽는 자산관리 부문에서 은행권 '1등 굳히기'에 나섰다. 작년 4월에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만든 '아이웰스'를 출시, 모바일 앱 하나원큐를 통해 프라이빗뱅커(PB)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해 이목을 끌었다. 초개인화된 자산진단과 포트폴리오 내세운 아이웰스 서비스는 출시 약 반년 만에 이용 고객 70만명, AI 투자금액 3000억원을 넘어섰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비이자이익을 강조한 배경엔 같은 시기 NIM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 연관이 깊다. 지난 2022년 금리인상이 시작과 함께 조달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빠르게 뛰면서 NIM이 상승하자 은행들은 막대한 이자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조달금리도 함께 오르자 NIM 상승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국민·신한은행을 포함한 4대 은행 중 NIM 하락폭이 도드라진다. 하나은행의 작년 4분기 말 NIM은 1.52%로 전분기 말(1.57%), 전년동기 말(1.74%) 보다 각각 0.05%포인트(p), 0.22%p 낮아졌다. 우리은행의 작년 4분기 말 NIM은 1.47%로, 같은 기간 0.08%p, 0.21%p씩 하락했다. 하나·우리은행 NIM은 2023년 들어 4개 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민·신한은행이 작년 2분기 말 NIM 반등에 성공한 뒤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는 국민·신한은행도 경기에 민감한 '이자이익 중심' 성장보다 비이자이익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어, 두 은행을 따돌리기 위한 하나·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에 더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특히 비이자이익 실적은 하나·우리은행장 간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지난 1월 "올해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하겠다"고 천명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3월 말 열린 글로벌 영업전략회의에서 또다시 비이자이익을 강조했으며,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작년 1월 취임 일성으로 "자산관리·기업금융 등 강점에 집중해 경쟁자들과 확고한 격차를 만들자"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