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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삼박자 갖췄다"...제2 베트남 밑그림 그리는 신한은행

시중은행 최초 진출, 리테일 겨냥 등 '인도-베트남' 닮은꼴
신한은행, 해외순익 1등 달성...정상혁 "글로벌 경쟁력 제고"

 

[FETV=권지현 기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인 안정성, 그리고 14억 인구에서 나오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 등 인도 시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정상혁 신한은행장)

 

신한은행이 국내 시중은행 처음으로 인도 기업 지분투자에 나섰다. 내부적으론 지점·법인 형태가 아닌 지분투자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베트남 땅에 진출해 급기야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둔 '글로벌 영토 확장' 자신감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신중한 행보를 보였던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인도 시장에 대해 '3박자를 두루 갖췄다'고 직접적으로 평가, '제2 베트남'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NBFC(비은행 금융회사)시장 내 학자금대출 전문 기업 크레딜라(Credila)와 지분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인수는 크레딜라가 증자를 진행하고 신한은행이 약 1억8000만달러(약 2440억원)에 해당하는 신주를 사들여 크레딜라 지분 약 10%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006년 설립된 크레딜라는 현지 고등 교육기관 학자금대출 외 미국 등 유학자금 대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도 2100개 이상 교육 기관, 35개 국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대출을 제공, 해당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번 지분투자를 위해 정상혁 은행장은 직접 뭄바이로 향했다. 올해 첫 해외 행보다. 현지 특화대출을 취급하는 비은행 금융사인 크레딜라가 신한은행 덩치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이번 협력으로 인도 소매금융 시장 장악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해외 출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사업에 박차를 가해 인도 금융시장에서 '국내 1등 은행'이 되고자 하는 의지도 담겼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인도 현지 법인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중 가장 이른 1996년 인도에 진출해 현재 6개 지점을 두고 있는데, 인도본부의 손익은 지난 2022년 46억원에서 2023년 100억원으로 117.4% 급증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NBFC 시장은 인도 금융시장에서 은행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특히 인도 정부의 규제 완화와 지원 정책에 힘입어 소매금융 영역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번 지분투자를 계기로 인도에서의 리테일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 처음으로 발을 디뎌 소매금융을 중심으로 현지 순익을 확대하는 전략은 베트남에서 입증된 신한은행의 글로벌 성공 공식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사의 베트남 진출이 본격화한 1992년 12월 신한비나은행을 세우고 시중은행 처음으로 현지 시장에 발을 들였다. 1995년 6월 호치민지점 문을 열고 리테일 사업 확장을 통해 2009년 11월 신한베트남은행 법인 설립, 2011년 11월 통합 신한베트남은행 출범 등을 거쳐 현지 법인을 은행 글로벌 순익 1등 공신으로 키워냈다. 지난해 신한은행 10개 해외 법인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4824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는데, 절반가량(48.3%)이 신한베트남은행(2328억2200만원)으로부터 나왔다.  

 

정 행장은 이번 인도 시장 도전을 통해 신한은행의 글로벌 행보 새 역사를 쓰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크레딜라 투자를 통해 신한은행 인도본부의 금융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며 "전통적 금융회사는 물론 디지털 기업 등 다양한 현지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글로벌 1등 은행'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