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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C커머스의 대침공"...K-유통, 텃밭 지키기 총력전

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초저가 공세···유통업계 위기감↑
쿠팡, 물류센터 확대 통해 산간 등 전국 지역 배송 강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본업 강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집중

[FETV=박지수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초저가’ 공세 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 침공에 맞서기 위한 수성전략 마련에 발벗고 나섰다. 국내 유통업계 매출 1위인 쿠팡은 대규모 투자를 통한 전국 물류 인프라 확장에 돌입했고,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전통 유통 강자들은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 작전을 펼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리를 중심으로 C커머스 업체들이 초저가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알리 이용자 수는 800만명을 넘겼고, 테무와 쉬인 역시 각각 500만명, 6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다. 이들은 해외 직구(직접 구매) 플랫폼으로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중국 현지 생산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초저가를 구축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광고모델 마동석을 앞세운 TV광고를 선보이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알리의 모기업 알리바바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최근 3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2018년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 배송 단계는 최소 5일에서 최대 3~4주까지도 소요된다. 이에 연내 2억 달러(약 2632억원)를 투입, 수도권에 축구장 25개 크기인 18만㎡ 규모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평균 1∼2주가량 소요되던 배송 기간을 3∼5일로 단축할 수 있다는게 알리익스프레스측 설명이다.

 

이에 쿠팡은 같은 기간 2배 더 큰 규모의 투자로 ‘맞불’을 놨다. 쿠팡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오는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쿠팡은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뜻하는 ‘쿠세권’을 현재 전국 70%에서 100%로 늘려 5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주민등록 기준 수도권 인구는 2600만여명, 비수도권 인구는 2500만여명이다.

 

쿠팡은 전국 곳곳에 있는 자체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를 통해 이를 24시간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풀필먼트센터란 주문, 입고, 재고관리, 포장, 배송을 전담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뜻한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신규 풀필먼트센터 확장과 첨단 자동화 기술 도입,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 등에 3조원을 투자한다.

 

이처럼 쿠팡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우자 알리 측도 공세 수위를 한단계 높이고 있다. 알리는 지난해 10월 첫 선보인 ‘케이베뉴(한국제품 구매코너)’ 입점사 수수료 면제 정책을 오는 6월까지 지속하고 국내 판매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발표한 것. 현재 케이베뉴에는 삼성전자 온라인 공식 파트너사를 비롯해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 농심, 롯데칠성음료, 한국 P&G 등이 입점했다. 케이베뉴는 본래 이달쯤 종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수료 면제 정책을 통해 국내 입점 판매자(셀러)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더욱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신세계그룹·현대백화점그룹 등 기존 유통 강자들은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롯데쇼핑은 올해 백화점 사업부의 경우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새롭게 탈바꿈한다. 기존 백화점 프리미엄 이미지에 다양한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쇼핑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다. 마트·슈퍼 사업의 경우 ‘그랑 그로서리(식료품 전문매장)’으로 전환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은평점을 그랑 그로서리 매장으로 재단장해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식료품과 비식품 비중은 5:5~6:4정도지만 은평점의 경우 식료품 비중을 9할까지 늘렸다. 또 인공지능(AI)과 동남아시아 복합개발 사업, 그로서리 자체브랜드(PB) 수출 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역시 연내 최소 5개 이상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식료품)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초저가 할인매장)’로 신규 출점을 재개할 방침이다. 또 죽전점 등 기존 점포는 식품 특화 매장과 체험형 테넌트(임대매장)를 강화한 ‘미래형 쇼핑몰’로 새단장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더현대서울, 판교점, 중동점,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김포점 등 주요 점포에 2000억원 규모를 투자해 오프라인 플랫폼 공간 경쟁력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