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고금리 장기화에도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5조원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2금융권 가계대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1년 만에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0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원 증가했다. 사상 첫 1100조원 돌파로, 은행권 가계대출은 2023년 4월(+2조3000억원) 반등한 뒤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60조원)이 4조7000억원 늘었다. 2월 기준으로는 해당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2020년(+7조8000억원)과 2021년(+6조5000억원)에 이은 역대 세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원지한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아파트 입주 물량 축소와 2월 영업일 감소 등으로 증가 규모는 1월 4조9000억원보다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239조1000억원)은 2조7000억원 감소했다. 대출자들이 명절 상여금 등으로 신용대출을 상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는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지난달 1조8000억원 줄었다. 작년 3월(-6조5000억원) 이후 11개월 만의 하락세다.
업권별로는 은행권에서 가계대출이 2조원 늘고 2금융권에서 3조8000억원 감소했다. 상호금융(-3조원), 보험(-6000억원) 등에서 대출이 축소됐다.
원 차장은 2금융권 가계대출 감소 배경에 대해 "2금융권 가계대출이 지방 부동산 경기와 밀접한데, 지방 부동산 상황이 수도권과 달리 계속 나쁜 데다 금융기관들도 자체 위험 관리 차원에서 대출을 조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