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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여성CEO가 뛴다]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 해외시장 공략 가속패달

지난해 기준 LG생활건강 해외 매출 2조323억원···전체 30% 수준
작년 해외 매출 중 중국 비중 36%···2022년 대비 7% 포인트 축소
일본·북미·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다변화···매출비중 중국·북미·일본 순

[FETV=박지수 기자] 경영 2년차를 맞은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다시 고삐를 죄고 나섰다. LG생활건강은 2022년 말 글로벌 전문가로 통하는 이정애 사장을 선임했다. 이 대표는 중국 사업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일본, 북미, 인도네시아 등 해외시장 다변화를 통해 올해를 성장 변곡점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올해 중국·북미·일본 사업 확대와 동남아 사업 역량 강화 등 해외시장 다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매출액이 6조8048억원, 영업이익은 4870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5.3%, 31.5% 줄어든 수치다. 실적 부진 원인은 화장품 사업 부진과 중국 시장 부진 탓이 컸다.

 

LG생활건강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6.9% 줄어든 2조32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0% 수준이다. 이중 중국 시장 비중이 가장 큰데 지난해 LG생활건강 중국 시장 매출은 전년대비 19.6%나 쪼그라든 7511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체 해외 매출액의 36%에 달한다. 2022년(43%) 비중보다 7%p(포인트)나 줄였지만 여전히 의존도가 크다. 

 

1995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LG생활건강은 한방화장품 브랜드 ‘후’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 LG생활건강의 중국 매출은 한 때 전체 해외 매출의 절반에 달할만큼 인기였다. 그러나 2016년 중국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으로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을 내리면서 타격을 입었다.

 

사상 최대 매출을 내던 LG생활건강은 이 대표 취임 이후 최근 2년간 갈수록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2021년 매출 8조915억원, 영업이익 1조2896억원을 내던 LG생활건강은 지난 2022년 매출 7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487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31.5% 쪼그라든 수치다. 지난해 역시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31.5%나 줄었다.

 

이에 이 대표는 올해 경영 목표를 ‘성장 전환’으로 잡았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이 대표는 “갑진년은 LG생활건강이 2년간 부진을 털어내고 새롭게 성장하는 변곡점의 한해가 돼야 한다”며 “미래에 대한 투자없이 단순히 내핍(참고 견딤)에만 의존해서 만들어 내는 단기 성과가 아니라 미래 준비를 지속하면서 사업 성과의 '방향'을 상승하는 쪽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더 후’ 등 주요 브랜드 글로벌 뷰티시장 공략을 확대할 방침도 내놨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일본 현지 시장에 특화된 신제품과 마케팅 활동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9월 색조전문 브랜드 ‘힌스’ 보유사인 비바웨이브를 인수하면서 일본 진출에 나섰다. 올해는 일본 소비자 피부 특성을 반영한 여드름 케어 제품과 대표 제품인 ‘프로폴리스’ 라인 일본 신제품을 선보이며 스킨케어 시장과 색조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일본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최근 K콘텐츠 인기로 한국식 화장법이 유행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일본 내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일본 화장품 시장 내 한국 화장품 비중은 25.6%로 1위에 올랐다. 

 

북미시장 역시 LG생활건강의 해외사업 매출 개선을 위한 주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LG생활건강은 이미 인지도 높은 북미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합병(M&A)하면서 북미 시장을 공략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미국 화장품업체 더 에이본에 이어 2020년엔 피지오겔 브랜드 아시아·북미 사업권, 2022년엔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 크렘샵’ 등 인수에 총 6000억원을 넘게 투자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북미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9% 늘어난 600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북미 시장에서 빌리프, 더페이스샵(TFS), 피지오겔 브랜드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동남아시아 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은 최근 태국에 타투 프린터인 ‘임프린투’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무료로 임프린투를 체험 해보고 현장에서 직접 제품 구매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임프린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고객이 원하는 도안을 고르면 이를 그대로 피부 및 적합한 소재 의류에 쉽게 그려 넣을 수 있는 휴대용 타투 프린터다. 최근 동남아시아에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중심으로 타투가 개성을 뽐낼 수 있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자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한 것이다.

 

지난 2022년엔 동남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와 손을 잡고 후, 오휘, 숨, 빌리프 등을 쇼피가 운영하는 쇼핑몰에 입점시키는 등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목표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일본, 북미 등 현지 소비자들의 화장 방법이나 기후에 따른 현지화된 제품 출시를 통해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