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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미술 사랑' 남다른 까닭은?

창업주 고 서성한 선대회장부터 2代째 이어온 미술사랑
서경배 회장 지난해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 포함···2년 연속 선정
서 선대회장 ‘태평양박물관’에서 시작···2009년 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개관

[FETV=박지수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미술 사랑'이 남다른 회장님으로 유명하다. ‘가업을 이어 경영인이 되지 않았다면 미술 평론가가 됐을 것’이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할 정도다. 서 회장의 미술 사랑은 아버지이자 창업주인 고 서성한 선대회장때부터 대를 이어 내려오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은 오는 7월14일까지 작가이자 디자이너인 스티븐 해링턴의 현대미술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스테이 멜로(STEVEN HARRINGTON: STAY MELLO)’를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은 올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상반기 첫 전시다. 10미터 크기의 대형 회화를 비롯해 겟팅 어웨이(Getting Away), 스탑 투 스멜 플라워스(Stop to Smell the Flowers) 등 대표적인 연작을 선보인다.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아모레퍼시픽 본사 지하 1층에 자리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뿌리는 1979년 고 서성한 선대회장이 수집한 미술품들을 전시했던 ‘태평양박물관’이다. 태평양박물관은 2005년 디 아모레뮤지움에서 2009년 현재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 옛 사옥을 헐고 지난 2018년 지상 22층, 지하 7층 연면적 18만8902㎡(약 5만7150평)의 신사옥에 약 3300㎡(약 1000평) 규모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선보였다. 서 회장은 부친이 구축한 태평양박물관의 공간이 비좁아 소장품의 90% 이상이 지하 창고에 보관된 것을 안타깝게 여겨 미술관을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의 소장품은 1만여 점에 이른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역시 미술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을 설계한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달항아리 등 조선백자에서 우러난 절제와 고요의 미학에서 영감을 얻어 건물을 표현했다. 조선시대 달항아리인 백자대호(보물 제1441호)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대표적인 소장 작품으로 지난 1979년 태평양박물관 개관때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함께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 브랜드 설화수 용기 역시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설화수는 한방 화장품 브랜드라는 특성을 살려, 동양적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예술적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특히 전통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회인 '설화문화전'을 통해 전통 문화 장인들을 지원하고 역량있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해 미국의 미술전문지 아튼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미술품 수집가)’ 명단에 올랐다. 서 회장은 지난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세계 200대 컬렉터 명단에 올랐다. 과거 200대 컬렉터에 선정된 한국인으로는 고(故)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부부 등이 있다.

 

서 선대 회장이 주로 공예품과 도자기 등 한국의 고미술품을 수집했다면 서 회장은 국내외 현대미술까지 두루 수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선 고미술을 기반으로 한 소장품 전시는 물론 현대미술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있다.

 

서 회장은 잦은 해외 출장 속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미술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역시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단순히 작품을 모아서 보여주는 공간이 아닌 새로운 아름다움을 만드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