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대표하는 음식, 1도1미를 디자인 하자!

- 전주비빔밥 등 몇 개 지역을 제외하고 지자체별 대표음식 개발 부족

기사입력 : 2017.09.06 11:25
◆ 당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대표음식은 무엇입니까?

서울을 대표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딱 떠오르는 음식은 없다.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은 쇼핑 다음으로 식도락을 즐긴다고 하는데 그들에게 내놓을 서울의 대표음식이 특별히 생각나지 않는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까지 4차례에 걸쳐‘서울대표 음식 선정 자문회의’를 열고 후보군을 김밥, 냉면, 반상, 설렁탕으로 압축하기도 했다.

전문성을 갖추고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를 비롯하여 학계ㆍ요리ㆍ관광ㆍ음식문헌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했으며 관광객이 좋아하는 관광자원으로의 음식, 서울의 정체성과 문화, 전통을 담고 있는 음식, 시민이 수긍할 수 있는 서민 중심 음식 등의 선정기준도 세웠다.

그러나 압축된 음식을 보면 과연 서울을 대표하는 음식인지 의문이 든다. 서울에는 장충동 족발, 무교동 낙지 등 꽤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음식이 있다. 서민들이 꾸준히 오랫동안 즐겨 찾는 음식 속에 그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의 답이 있지 않을까.

현재 각 지자체별로 다양한 음식축제를 진행하면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지만 전주비빔밥, 강릉초당두부 등 몇개 지역을 제외하고는 특별하게 내세울 음식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지자체마다 대표음식을 개발할 잠재력은 충분하다. 횡성한우나 이천쌀 등 지자체 특산물로 대표음식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전주비빔밥의 경우도 전북 김제평야의 쌀에 전북지역 각종 채소들과 장수한우 등 지역 특산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완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진) 전주 한옥마을의 활성화와 더불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전주비빔밥
(사진) 전주 한옥마을의 활성화와 더불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전주비빔밥
◆ 전국 방방곡곡에 숨겨진 지역 대표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서울은 음식타운이 몇 곳 있다. 왕십리 곱창타운, 장충동 족발타운, 신당동 떡볶이 타운 등이다. 이런 장소들이 관광객들을 흡수할 브랜드 음식타운이다. 강원도에는 지역 특산물인 감자를 살려 감자밥, 감자옹심이 등이 유명하다.

담백한 맛으로 유명한 충청도에는 병천순대, 한산 소곡주 등이 브랜드화할 수 있다. 좋은 천일염이 생산되는 전라도는 젓갈, 짱아찌 등이 발달했는데 별교꼬막, 여수석굴, 전주비빔밥 등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짜고 매운 것이 특징인 경상도는 포항 과메기, 부산 돼지국밥, 안동식혜 등이 알려져 있다. 경남산청의 경우는 '남사예담촌' 에서는 약선선비상차림을 개발해 방문객들에게 선비들의 음식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여자들이 바깥일도 도맡아 했던 제주도는 조리가 간단한 음식이 특징인데 호박갈칫국, 제주육개장 등이 브랜드화 가능성이 있다. 서귀포의 '용왕난드르'의 보말수제비, 용왕정식은 외국인들과 올레길을 찾는 관광객에게 제주 고유의 음식문화를 전달하고 있는 문화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신당동 떡볶이 타운은 꾸준히 서울의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사진) 신당동 떡볶이 타운은 꾸준히 서울의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 ‘한국인의 밥상’을 따라가다 보면 그 지역의 대표음식을 만난다.

최불암씨가 진행하는 '한국인의 밥상' 은 각 지역마다 숨겨진 음식을 찾아 나서는 푸드 다큐멘터리다. 강원도 산골, 남해 어촌 등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향토음식을 맛보고 소개한다.

그런데 단순한 음식 소개를 넘어 스토리텔링까지 가미되어 더 빠져들게 한다. 지역을 대표할 향토음식은 그 지역의 특산물과 지역문화가 융합된 컬처푸드다. 지역음식을 맛보면 그 지역민들의 정서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음식을 찾아 떠나는‘푸드 투어리즘’ 도 각광을 받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중요한 농촌관광 아이템 중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지역 대표음식은 지역 농산물 소비증대, 고용 창출, 관광상품화 등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다. 따라서 구전음식, 고문헌에 기록돼 있는 음식을 발굴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향토음식 대중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지자체별로 추진하는 지역대표 향토음식의 브랜드화, 프랜차이즈, 먹거리촌 조성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사후품질관리시스템을 도입해 향토음식의 수준과 질을 높여나가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 외국인 서포터즈단과 함께 진행된 '횡성한우축제"
(사진) 외국인 서포터즈단과 함께 진행된 '횡성한우축제"
◆ 국민들을 찾아가는 게 아닌 국민들이 찾아오는 브랜드 마케팅 필요

얼마 전 어떤 사람이 전주 시내의 비빔밥집에서 비빔밥이 너무 맛이 있어서 주인할머니에게 "할머니! 할머니도 요거 전국적으로 체인점해서 판매하시면 사업성이 있을 것 같아요"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할머니 말씀이 "냅둬, 이거라도 먹으러 와야 함께 팔지" 라고 대답하셨단다. 할머니의 비빔밥을 먹으러 온 고객을 대상으로 주변 상인들도 상품을 팔 수 있는 기회를 나눈다는 참 따스한 이야기다.

지역 대표음식은 프랜차이즈화 해서 국민들에게 많이 팔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을 그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게 중요하다. 국민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국민을 찾아오게 하는 브랜드 마케팅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농촌과 연계되어 6차 산업을 이야기를 한다. 6차 산업이 잘 발달된 영국의 경우는 아침식사가 딸린 숙박을 제공하는 ‘농가민박’(b&b, bed and breakfast) 을 제공하며, 지역을 보고 경험하는 ‘슬로우 투어’ 를 지향한다.

일본은 6차 산업과 연계한 농촌관광을 추진하고 있는데 개별관광 산업이 아닌 도시와 농촌 교류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우수민박 100선’ 등을 통해 농촌관광의 품질관리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천편일률적인 농촌체험 프로그램만 즐비하다. 이 프로그램을 독특하게 브랜드화하려면 지역음식축제가 또 다른 힘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자리를 잡은 안흥찐빵축제는 이곳을 찾은 도시인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는 문화가 되고 있다. 지역마다 그 지역을 알릴 잠재력이 있다. 그 잠재력을 음식을 통해 발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각 지자체 마다 그 지역을 대표할 음식 하나는 꼭 개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대한민국 1도 1미' 를 제안한다. 경기도 하면 어떤 음식, 제주도 하면 생각나는 음식을 브랜드화 하여 내국인은 물론 1년에 2천만명 육박하는 사람들이 몰려오는 외국인들까지 자연스럽게 흡수하고 그들의 가슴속에 ‘대한민국’ 이 아닌 한 지역의 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러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푸드경제TV 조양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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