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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전문가 칼럼] 10대 청소년의 허리통증 “엄마 허리 아파요”

글 김현곤 / 열린연세정형외과 원장

10대 청소년들의 허리가 심상치 않다. 안 좋은 자세로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있다 보니 어른들 이상으로 여기 저기 아프다고 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허리가 아프면 목통증이 발생하고 스마트폰, PC 등으로 거북이목이 된 아이들은 두통까지 호소하기도 한다. 10대 청소년들이 왜 이렇게 아픈 것이 많을까. 원인은 자세에 있다. 잘못된 자세로 허리에 무리를 가하면 당연히 통증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흔히 소아청소년기의 요통을 보면 척추측만중, 선천성 척추전방전위증 등 발육성이 30%, 척추분리증, 척추 골절 등 외상성이 30%, 골수염, 골종양 등 감염 또는 종양이 15%이고, 나머지 25%는 원인불명으로 나타난다.

10대 청소년들의 허리통증은 병이 있어서 오는 '병적 요통' 보다는 병은 없으면서 주위 환경, 체형, 자세, 근육상태 등에 의해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기능성 요통' 인 경우가 훨씬 많다. 성장기 학생들의 경우 척추 뼈의 성장은 남성의 경우 만 15~16세, 여성은 만 14~15세까지 빠르게 진행된다.

그런데 뼈 사이를 지지해 주는 인대의 강도와 척추 전체를 지지해 주는 주위 근육의 발달은 척추 뼈의 성장에 비하여 늦게 이루어진다. 보통 나무를 심을 때도 처음 심은 나무의 경우 기울어지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버팀목을 댄다. 만약 버팀목이 약하면 주위 환경과 충격에 쉽게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척추 뼈는 버팀목이나 다름없다.

성장기에 발생하는 척추측만증은 학교 신체검사에서 의심이 되는 경우 선생님들께서 바로 병원진료를 권유하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척추가 휜 각도가 20도 이하인 경우는 주기적 경과 관찰, 20~40도인 경우는 경과 관찰 또는 보조기 착용, 40도를 넘으면 통증 및 기능 장해가 심해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사진) 성장기에 발생하는 척추측만증선천성 척추전방전위증, 성장기 외상성 척추분리증 및 전방전위증 등은 20세 이하 젊은 연령대의 5~7%에서 발견된다. 3주 이상 허리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해 보기를 권한다.

허리에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자세 중에서 첫 번째는 음식점 서빙할 때처럼 서서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물건을 들고 있는 자세이며 두 번째는 바닥에 장기간 가부좌로 앉아 있는 자세이다.

특히 성장기 학생들의 경우는 나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고 별도의 허리 운동이 부족하게 되면 허리 디스크의 산소공급 저하, 허리척추 관절에 피로가 누적되고 허리 척추를 지지해야 할 허리 근육이 약화 되는 등 기능성 요통이 발생하게 된다. 이 기능성 요통을 해결하지 않고 긴 시간동안 계속 되면 청소년이나 젊을 때의 요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요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3가지는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드는 것, 운전, 흡연 등이다. 최근 청소년들의 흡연이 늘고 있는데 요통의 중요 요인중 하나일 수 있다. 나이 들어 발생하는 허리의 퇴행성 질환 예방을 위해서도 청소년 금연교육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 금연을 하면 허리통증도 막을 수 있다.

청소년들은 컴퓨터나 휴대폰의 과다 사용 등으로 인한 목통증, 등통증, 견갑부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자주 찾는다. 검사를 해보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1자목, 거북이목의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일반적 치료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단순히 컴퓨터나 휴대폰 사용 제한만으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워서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이 꼭 필요하다.

학생들의 가방도 요통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동병원과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37%의 아동이 요통을 호소하고 있고, 이 가운데 82%의 요통은 책가방으로 인해 유발되고 악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요통을 호소하는 아이들 중 34%가 요통으로 인해 신체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소아, 청소년기의 요통이 성인요통의 전구질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요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방이 몸무게의 7분의 1을 넘지 않는 것이 좋고, 몸무게 27kg 미만의 아이는 2kg 이상의 가방을 들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청소년들의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10대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뼈의 영양공급 (칼슘, 비타민D, 단백질 등)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뼈 영양이 좋아야 뼈가 단단하게 성장하게 되며 이때 형성된 단단한 뼈는 나이 들어 발생하는 골다공증에도 큰 영향을 준다.

물론 최근에는 영양공급이 부족한 학생은 거의 드물다. 오히려 영양과다를 걱정할 지경이다. 영양과다는 비만으로 이어지고 운동부족으로 인한 척추 뼈의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 뼈가 단단하려면 단순하게 영양만 공급하는 게 아니라 일광욕, 적당한 운동 등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은 잘 먹고 잘 뛰어 놀아야 한다. 이게 단순하고 쉬운 말 같지만 청소년들의 허리통증을 예방하는 데 진리와 같은 말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경우 의자에 앉아 있지만 말고 규칙적으로 허리강화운동을 한다거나 스트레칭, 외부 유산소 운동 등을 해주어야 한다. 쉬는 시간에 잠시 교실 밖으로 나가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하는 것도 좋고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신나게 농구한판 하는 것도 허리요통을 막는 효과적인 신체운동이라 할 수 있다.

교실에 앉아만 있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의자, 좋은 책상이 바른 자세를 잡아주는 데 아주 중요하다.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은 계속 앉아 있어야 하는 학생들에게 한 5분간이라도 의자에 앉은 채 허리를 뒤로 크게 젖혀 스트레칭을 하도록 권유하는 게 좋다.



글 김현곤 안양 열린연세정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