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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블랙캡', 일본 'JPN 택시'같은 택시전용 모델 한국선 욕심일까

[FETV=김창수 기자] 오래 전 일본에 갔을 때 택시를 탔던 적이 있다. 자동으로 열리는 뒷문, 80세가 넘은 양복 차의 기사, 비싼 요금 등이 기억난다.

 

당시 일본 택시 차종은 토요타 ‘크라운 컴포트’ 모델이었다. 크라운은 토요타의 대표 중형 차종이다. 택시 모델인 만큼 편의사양을 최소화해  가격을 낮추고 휠베이스를 길게 해 공간을 늘린 게 특징이다.

 

크라운 컴포트는 지난 2018년 단종됐다. 토요타는 뒤이은 모델로 ‘JPN 택시’를 내놨다. ‘JPN 택시'는 자사의 다목적 밴(MPV) 시엔타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1.5리터 LPG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전고를 높게 설계해 넉넉한 뒷좌석을 확보했다. 조수석을 당기고 뒷좌석을 접으면 휠체어를 탄 채로 탑승이 가능할 만큼 편의성이 높다.

 

‘블랙캡’으로 알려진 영국 런던에도 택시전용 모델이 있다. LEVC(London Electric Vehicle Company) TX다. 2017년에 구형이 단종되고 현재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종을 도입했다. 차체가 크고 전고가 높아 모자를 쓴 ‘영국 신사’들이 타고 내리기 편하다고 한다. 토요타도 영국의 TX를 벤치마킹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중형 택시로는 쏘나타, K5, 그랜저, K7 등이 활용된다. 모범택시는 K9, G80, G90 같은 고급 세단도 볼 수 있다. 쏘나타가 매년 신차 중 50~8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6월 7세대 ‘쏘나타 뉴라이즈’ 단종 후 점유율이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택시업계의 후속 모델 도입 요구가 커진 가운데 지난해 12월 현대차가 8세대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DN8)을 중국에서 생산해 역수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국내 택시전용 모델 도입 필요성은 몇 가지로 추려볼 수 있다. 맞춤형으로 만들면 탑승객 편의, 적재 능력이 향상된다. 군더더기 기능을 덜어내고 경쟁력 있는 가격에 공급하면 제조사와 택시업계 모두 ‘윈-윈’할 수 있다.

 

택시로 많이 쓰이는 차종을 보유한 차주들의 ‘불만 아닌 불만’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동호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신차 계약해 출고대기 중인데 바로 택시로 풀리더라”는 볼멘소리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은색 중형차를 모는 한 누리꾼은 “정차해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택시인 줄 알고 탔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택시전용 모델이 국내에 나오기까지는 다소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측은 택시전용 모델 개발 계획에 대해 “현 시점에선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보도가 나온 쏘나타 DN8 택시 출시 시점도 미정이다. 다만 택시업계 안팎에서 개발 필요성에 대한 담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제조사들도 택시전용 모델 생산을 고려해 볼 사항이라고 판단된다. 영국의 '블랙캡'이나 일본의 ‘JPN 택시'처럼 국내에서도 한국을 상징하는 택시전용 모델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