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경제TV 김종원 기자]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마음 한 켠에는 한평생 잊을 수 없는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다. 유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추억’ 이라는 단어는 항상 마음을 설레게 한다.

추억의 만화를 시작으로 추억의 영화, 추억의 오락, 추억의 음식, 추억의 음악, 추억의 장난감, 집 앞 놀이터를 무대로 하던 추억의 놀이까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유년 시절의 풍경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기 마련.

그렇다면 추억 카테고리 중에서도 유독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아이템 끝판왕을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 흔히 ‘불량식품’ 이라 불렸던 맛도 모양도 다양한 옛날과자류 군것질거리가 그 주인공이다.

달달하고 쫄깃한 게 그저 최고라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 그 입맛에 딱 맞는 군것질거리가 종류별로 가득하던 학교 앞 문구점은 말 그대로 동심 세계의 ‘성지’ 였다. 다양한 방법으로 먹는 재미가 쏠쏠했던 깜찍한 빨대 과자 아폴로부터 꾀돌이, 네거리캔디, 덴버껌, 마루가와버블껌, 맥주사탕, 밭두렁, 보석반지캔디, 뽀빠이, 숏다리, 씨씨, 쪼니쪼니, 쫀듸기, 페인트사탕, 피자타임…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군것질거리를 인심 좋던 ‘그 시절’ 에는 심지어 단돈 몇백원에 득템 할 수 있었다. 건강에 안 좋으니 먹지 말라던 어른들의 잔소리도 방과 후 짝궁과 쫀드기 하나 입에 나눠 물고 거리를 활보하고픈 낭만에 대한 고집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그 사이 유행도 수 차례 변덕을 부렸고 ‘복고틱’ 한 식품들은 완전히 사라지거나 한동안 주변에서 자취를 감출 수 밖에 없었다. 추억이 깃들어있는 동심의 세계와 이대로 영영 헤어지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슈퍼마켓과 대형마트는 고급진 포장의 신선한 디저트 간식들로 채워졌고 정겨운 맛의 옛 간식들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감성과 많은 사람들의 과거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대변해주듯 tvN ‘응답하라 ㅇㅇㅇㅇ’ 드라마가 놀라운 시청률로 시리즈를 거듭하며 복고(레트로) 열풍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 시점을 기준으로 추억의 군것질거리가 복고 유행에 따라 다시 학교 근처 문구점, 번화가 노점, 주변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습을 최근까지도 목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온라인 쇼핑을 통해서도 어려움 없이 원하는 품목에 대한 주문이 가능하다.

마포구 서교동의 이색 보드게임카페 <친구네놀이터> 와 <순애네놀이터> 에는 추억의 군것질거리 판매는 물론 추억의 놀이/오락 시설이 완비되어 있다. 직접 달고나를 만들거나 쫀드기를 굽는 체험도 가능한 점이 엄청난 재미다. 프랜차이즈 포차 브랜드 <맛나슈퍼> , <맛잡이슈퍼> , 그리고 <아맛나슈퍼> 는 술 안주 외에 다양한 추억의 군것질거리를 별도 판매하고 있어 손님들이 옛 감성에 젖어 술 한잔을 기울일 수 있게끔 재미를 더했다.

한편, 식품 업계에서도 복고 마케팅은 지속되고 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식품 기업 <롯데제과> 가 불혹을 넘긴 장수 과자와 초콜릿을 초창기 복고 포장으로 재출시 한 것이 한 사례이다. 식품 코너에서 장수해오고 있는 것이 다시금 주목을 받게 만드는 마케팅 역시 참신하다. <롯데제과> 의 ‘죠스바’ 와 ‘수박바’, <빙그레> 의 ‘메로나’, ’요맘때’, 그리고 ‘참붕어싸만코’ 등의 아이스크림은 돌고 도는 유행 속 추억의 불량식품을 연상시키는 젤리의 모습으로 재탄생을 하기도 했다.

김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