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의료·제약


백미보다 현미를 먹어야 하는 이유

각종 패스트푸드 외식업과 가공식품이 난무하지만 아직도 한국인들은 ‘밥심’ 을 믿는다. “밥 잘 먹고 다녀라. 밥은 먹었니?” 등의 인사는 우리가 서로에게 주는 사랑의 마음이다. <맛의 달인>의 저자 가리야데쓰가 ‘쌀 중독증은 국민병이고 치유가 불가능한데, 그 이유는 쌀이 너무 맛있어서’ 라고 할 정도이니 동양인에게 밥의 힘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인들이 흰쌀밥을 먹으며 산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불과 50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보리밥을 주식으로 삼았고 흰쌀밥은 부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만성질환의 증가와 현대적 건강 트렌드에 따라 요즘은 잡곡의 영양 상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마트에서는 잡곡이 백미보다 고가에 팔리고 있으며 부의 상징이 흰쌀밥에서 누렇고 거무스름한 혼합식으로 바뀌었다.

(사진) 백미보다 5배 많은 섬유소를 함유하고 있는 현미김이 나는 흰쌀밥은 반찬이 없어도 먹기에 충분히 맛있다.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우리는 그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는데, 그이유는 백미의 경우 벼의 도정과정에서 배아(쌀눈과 쌀겨)가 다 제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쌀의 배아 부분에는 단백질과 각종 비타민, 섬유소등이 풍부한데 이러한 배아부분을 제거한 백미밥의 경우 탄수화물 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백미밥을 섭취했을 경우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 인슐린을 과다하게 분비시키고 섭취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어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 인슐린 과다 분비는 성인병의 근원인 비만을 유발시킨다. 또 탄수화물지수(GI)가 현미는 60인 반면에 백미는 80 이상으로 혈당을 높여 당뇨병 환자는 백미밥을 피해야 한다. 따라서 건강한 신체와 슬림한 몸매를 유지하려면 당장 입안에 감도는 단맛과 질감에만 혹해서는 안된다.

도정이 덜 된 현미는 백미보다 5배나 많은 섬유소를 함유하고 있다. 현미의 섬유소는 노폐물 배설 및 콜레스테롤 제거에 기여하므로 동맥경화, 고지혈증, 고혈압과 같은 순환계 질환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탄수화물이 소화되기 위해서는 비타민B군의 도움이 필요하다. 현미는 탄수화물의 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B군을 함유하고 있으나 백미는 도정에 의해 비타민군과 무기질이 제거되었으므로 연소에 필요한 조효소 성분을 따로 섭취해야 한다. 탄수화물의 대사과정에서 젖산이 쌓이고 이는 신체의 산성화를 촉진시켜 피로와 노화를 유발하기 쉽다.

겉보기에 눈꽃처럼 하얗고 부드러운 백미보다 도정이 덜 된 현미에는 토코페롤이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토코페롤은 노화방지의 성분이며 피부미용과 항산화 성분의 역할을 한다. 요즘 시중에 쌀겨를 원료로 삼아 미백화장품을 만들어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누렇고 거친 현미를 섭취해야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윤기와 혀끝을 감도는 부드러운 질감의 백미밥이 그립다면 현미의 조리법을 고려하면 된다. 현미밥을 지을 때 물에 오래 담가두거나 찹쌀을 섞는 방법으로 압력밥솥을 이용해서 소화율과 식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

우리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서로의 외모를 상향 평준화해주는 경향도 있다. 조금 통통하다싶은 친구에게도 ‘너 정도면 평균이야 괜찮아’ 라고 위로 아닌 위로의 말을 해준다. 그러던 중 통통한 친구는 뚱뚱한 친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부터 왕의 주변에 충신은 듣기 좋은 꽃 노래를 해주지 않았다. 현명한 왕은 충신의 쓰디쓴 충언을 귀담아 듣고 행동을 바로 잡아 선정을 펼쳤다. 우리가 건강해지고 싶다면 내몸에서 들려오는 꽃 노래를 걸러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겉보기에 하얗고 부드러우며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우러나오는 ‘백미’보다는 누렇고 씹을 때 좀 거친 느낌이 나는 현미를 즐기는 것이 살아있는 영양을 몸으로 느끼는 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푸드경제TV 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