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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우리 몸을 철 들게 하는 '감자'

[푸드경제TV 조양제 기자] “감자에 싹이 나서 잎이 나서 묵찌빠” 예전에 묵찌빠 놀이를 하던 때 부르던 노래인데 이 노래 가사가 바로 감자농사의 순서라는 건 직접 농사를 지어본 사람들은 안다. 감자가 많이 나는 곳은 어디일까? ‘강원도 감자바우’라는 말이 있다. 강원도 사람의 별명이 된 이 말처럼 감자는 옥수수와 더불어 강원도의 대표 작물이 되었다. 지금 강원도 국도를 달리다 보면 옥수수가 사열하고 밭에서 감자 보물을 건져내는 농부들의 손길이 바쁜 걸 만날 수 있다. 강원도는 감자 재배는 연구를 위한 독보적인 지역이다. 포카칩으로 유명한 오리온 감자연구소도 강원도 평창에 자리하고 있다.

감자는 4월말 5월초에 씨감자를 심는다. 씨감자에는 두백이 감자와 수미감자가 있는 두백이는 오리온에서 품종 개량을 통해 만든 토종 씨감자다. 강원도에서 재배하는 대부분의 감자는 아직 수미감자를 씨감자로 하고 있다. 두백이 감자는 당분이 많고 쪄먹으면 분이 나서 맛이 좋다. 그래서 분나는 감자라고도 한다. 강원도 같은 고랭지에서도 잘 자라는 장점이 있다. 평창 오리온 감자연구소의 권한기 소장은 “날씨가 이상 고온이라도 보이면 농가 소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품종 개량을 통해 나온 게 두백 품종이다. 지역, 계절별로 온도차가 큰 한국특성에 잘 적응한다.”고 전한다.

우리는 감자를 즐겨 먹는다. 그런데 대부분 과자나 튀김으로 먹는다. 이렇게 먹는 건 몸에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감자튀김은 오히려 간 건강을 위협하는 식품이다. 기름기가 많아 간에 염증을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감자는 억울하다고 얘기할 것이다. 감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기름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감자 자체는 약이 되는 음식이다. 동의보감에서 감자는 ‘단맛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위를 보호해준다' 고 나와 있다. 강원도 평창에 사는 김수연 씨는 서울에서 위에 안 좋은 병을 가지고 왔다. 어느 날 지인의 조언을 듣고 감자를 강판에 갈아서 마셨는데 며칠 후 위 속의 독소가 빠져나가고 편해졌다고 한다.

(사진) 강원도의 대표적인 작물 '감자' '컬러푸드 건강혁명’이란 책을 낸 이강권 씨는 “감자에는 점막을 강화시키는 성분이 있어 위를 튼튼하게 하고 위장 질환을 치료하기도 한다. 특히 알기닌 성분은 위벽에 막을 만들어 위를 보호하고, 아트로핀 성분은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의 통증을 줄여 줄 수도 있다.”고 감자의 효능을 설명한다. 또한 시카고 중앙일보에 매주 칼럼을 게재하고 있는 데이빗 장 강사도 건강세미나에서 감자, 당근 등을 갈아 주스로 마시게 되면 해독작용과 영양분 공급의 두 가지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름 제철에 수확한 감자에는 비타민C가 사과의 2배에 달할 정도로 많다. 감자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전분질에 의해 보호되어 가열을 해도 파괴가 되는 양이 적다. 철분을 비롯하여 칼륨, 칼슘, 인 등 무기질도 풍부하여 필수아미노산 중 하나인 리신의 경우는 동물성 식품만큼 많이 들어 있다. 우리는 감자껍질을 깎아서 다 버리는데 사실 껍질에도 여러 효능이 있다. 감자 껍질의 폴리페놀은 세포의 돌연변이를 막아주며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버릴 게 하나도 없는 게 감자다. 다만 주의해야할 점은 감자는 당지수가 높아서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기에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또한 싹이 난 감자는 절대 주의해야 한다. 감자 씨눈에 솔라닌이라는 독소 성분이 들어있어서 이 싹은 꼭 제거하고 먹는 게 좋다. 감자가 멍이 들었다고 얘기하는 초록색 부분이 있다. 감자에 초록빛이 도는 부분이 있다면 이것 역시 위험하다.

갈아서 만든 감자를 먹기 부담스럽다면 강원도 여행을 할 때 감자옹심이를 찾아 먹으면 좋다. 옹심이는 강원도 음식을 표방하면서 새롭게 맛을 냈기 때문에 음식 맛이 예사롭지 않다. 감자옹심이의 경우 감자를 강판에 갈고 남은 건더기를 하룻밤 발효시켜 감자 앙금에 섞어 때깔과 맛을 더했다. 서울에서 더 가까워진 원주만 들러도 맛난 감자옹심이를 맛볼 수 있다.

건강을 지키려면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는 게 가장 좋다. 감자는 여름에 우리 몸을 철 들게 하는 좋은 음식이다.



조양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