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농산물, 대안은 없는가?

- B급 농산물 활용 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상품화 방안과 연구 필요

기사입력 : 2017.07.17 09:02
[푸드티비뉴스 최낙삼 전문기자]
참외가 풍년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땅이 갈라지고 저수지는 등골을 드러내는 가뭄이 한창이었는데도 참외는 고온과 마른장마를 잘 버티고 풍성하게 열렸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땅에 버려지는 신세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참외 산지인 경북 성주에서는 지난 9일부터 사흘간 8,000여 톤의 참외가 퇴비장으로 쏟아졌다. 풍작 탓에 가격폭락이 예상되자 성주군이 B품 참외 1만1천여 톤을 군비·도비·자부담 등 20억 원을 들여 1kg당 단돈 150원에 수매해 퇴비로 사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참외 가격은 10kg 한 박스에 1만5천원에서 2만원. 참외 값이 올해 1만 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농민들은 참외를 팔지 않고 묻는 방법을 선택했다. 수매 시작 첫날 새벽부터 참외를 버리기 위해 트럭에 참외를 싣고 온 농민들은 2km에 이르는 긴 줄을 지어 굴삭기가 어른 키 만큼 파낸 흙구덩이 속으로 노란 참외를 버렸다.

(사진) 버려지는 성주 참외 / 사진제공 = JTBC 화면 캡쳐
(사진) 버려지는 성주 참외 / 사진제공 = JTBC 화면 캡쳐

종자에 대한 기술, 병충해 예방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지만 한해 걸러 한 번씩 흉년과 풍년을 반복하는 국내 농산물들의 과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저장기술과 가공기술은 어느 곳에서도 별로 주목하지 않는 탓에 농민들만 고스란히 가슴으로 모든 부담을 버텨내고 있다. 어느 국가든 비슷하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농산품의 유통이 대과(大果)와 상품(上品) 위주로 유통되는 것이 주류다. B급과일이나 가공 상품의 개발이 마땅치 않다보니 고객과 생산자 모두에게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과의 경우를 보자. 사과는 보통 4~5월경에 꽃이 피었다가 지면 꽃이 진 자리에 약 5개 정도의 열매가 생기지만 농부들은 그 중에 3개 정도를 떼어낸다. 나머지를 튼실하게 키우기 위해서다. 전통적으로 중대사과를 선호하는 환경이 만든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렇게 선택된 2개의 사과도 자라는 과정에서 흠집이 생기면 B급으로 전락한다. 농부들에게는 B급으로 전락한 사과를 제 값으로 받을 방법이 없다. 그래서 만일 한 송이에서 2000원의 수익을 내기 위해 사과를 기른다고 볼 때 처음 5개를 그대로 키우면 한 알에 400원씩 가격을 책정하면 되지만 농부는 이미 3개의 손실이 발생했고 나머지 하나도 부실하니 남은 2개의 사과 중 튼실한 한 개를 1500원에, B급은 500원에 팔아야 한다. 심한 경우는 한 개에 2000원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대과(大果)와 상품(上品)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B급 사과에 대한 대안이 없자 소비자들은 버려진 과일의 기회비용까지 더해진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사과를 구매해야 하는 손실이 발생하고 농부에게는 동일한 수고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줄어든 선택의 폭으로 손실이 발생한다.

하늘의 비와 햇빛의 수고도 보상 받을 길이 없다. 영양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여전히 우리 몸에 이로운 영양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되지 못한 괴일들은 기약 없이 버려져 왔다. B급은 그렇게 버려져야 하는 나쁜 상품이고, 버려지는 농산물에 대한 대안은 없는가?

(사진) 최근 11,000여톤이 버려 진 성주 참외 / 사진제공 = JTBC 화면 캡쳐
(사진) 최근 11,000여톤이 버려 진 성주 참외 / 사진제공 = JTBC 화면 캡쳐

이에 대해 지자체, 기업 등에 상품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 좋은상품연구소 이영빈 대표는 “좋은 상품이란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이어야 하며 또한 환경에도 좋아야 한다.” 며 “생산과 유통은 물론 소비에 이르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저버리거나 자연을 해치고 환경을 버려가며 만들어진 상품은 좋은 상품이 아니다.” 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좋은 상품이 나쁜 상품처럼 버려지는 것은 모두에게 손해이며 좋은 상품이 좋은 상품으로 판매될 수 있도록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고 밝혔다.

기술개발과 상품기획에 따라 B급도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다. 형태가 중요하지 않은 상품과 신선도가 중요하지 않은 상품으로 형태와 상태로 바꾸는 상품기획이 더해지면 된다. 소비자들이 이미 단순히 물건을 사는 데(Consumer) 그치지 않고, 상품제작에 직 · 간접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Prosumer) 이제는 소비자가 직접 기획과 도안은 물론 제작까지(Cresumer) 스스로 하고 있는 요즘, 소비자들은 스스로 좋은 상품을 찾고 있다.

B급 농산물에 대하여 팔릴 수 있을 만한 적극적인 상품화 방안과 연구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최낙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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