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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두 달 남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DGB금융지주 총력 다하지만 ‘산 넘어 산’

DGB금융, 올 1월 이후 전면 중단된 하이투자증권 인수 재가동… 이달말 인가 신청서 제출
우리은행 등 새로운 경쟁자 등장, 대주주적격성 완전 해소 없으면 '특혜시비' 꼬리표 될 듯

 

[FETV(푸드경제TV)=김진환 기자]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다시 본 괘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추진 중인 DGB금융지주가 다시 진용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최종 결정하고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현대중공업그룹 보유지분 85.3%(3억4243만주)와 자회사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을 포함해 4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없는 DGB금융지주, 하이투자증권 인수로 종합금융그룹 도약 발판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본격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DGB금융지주의 경우 DGB대구은행의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를 통해 계열사간 균형과 시너지 창출, 수익 다각화가 필수다. DGB금융지주는 산하에 DGB대구은행, DGB생명보험, DGB캐피탈, DGB자산운용, DGB유페이, DGB신용정보 등을 거느리고 있지만 유일하게 증권사만 없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지점이 경남, 부산, 울산에 집중 분포돼 있어 경북 기반의 DGB그룹이 남동권 시장을 공략하는 데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 DGB금융지주가 지역기반의 종합금융그룹을 꽤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통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

 

하이투자증권 측도 DGB에 매각되는 것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모 회사인 현대중공업의 금산분리 원칙 때문이지 회사가 실적 악화로 인해 시장에 내몰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합금융그룹으로 인수되기 때문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도 된다. DGB금융지주 내에 증권사가 없다는 것도 하이투자증권 임직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만큼 구조조정 등 고용불안에 대한 리스크가 많이 줄기 때문이다.

 

◇순조롭던 인수절차, 대주주적격성 등 문제로 중단… DGB금융 정비 마치고 재도전

 

양측의 이해가 맞았지만 금융당국은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순조롭게 진행되던 두 금융사의 인수합병은 발표 한 달만에 삐그덕 거렸다. 지난 1월에는 금융감독원이 대주주적격성 심사 등을 문제로 삼으면서 심사서류 보완을 요청했고 이후 사실상 인수합병이 중단됐다. DGB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에 대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3월 말까지 거래를 종결하기로 했다.

 

순조롭던 인수합병은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의 리스크로 발목이 잡혔다. 박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연류 등으로 구속기소된 상황에서 당국은 서류보완을 이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DG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문제 해결을 주문한 것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지난달 김태오 회장이 새로 DGB금융지주 수장으로 내정되면서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청신호가 왔다. 이달 중으로 금융감독원에 하이투자증권 인허가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은행 채용비리와 관련 선임이 보류된 김경룡 내정자에 대한 불기소 처분도 DGB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다. 지난 17일 대검찰청의 금융권 채용비리 중간 수사 결과 발표에서 김경룡 대구은행 내정자는 기소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내정자는 경산시 금고 담당 공무원 자녀의 대구은행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왔다. 검찰 조사로 인해 김 내정자의 행장 선임과 관련된 임시주주총회는 연기됐었다. 김 내정자에 대한 뇌물수수 혐의가 아직 남아있긴 하지만 불기소 된다면 즉각적인 선임 절차가 진행된다. 김 내정자 선임 이후 대구은행을 중심으로 한 DGB금융지주의 인적쇄신과 지배구조 개선안이 본격 가동돼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경쟁자 출현, 내외적 반발 요인도 변수

 

한편 인수가 계속 답보상태를 유지하면서 하이투자증권에도 변수가 발생했다. 먼저 인수 마감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7일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미포조선과 DGB금융지주는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주식매매계약 유효기한을 오는 9월로 한 차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승인심사는 접수 후 60일 이내에 완료하게 돼있다. 6월에 인가신청을 마치고 8월까지 인허가 절차가 진행된다면 9월에는 정상적인 인수가 가능하지만 그 사이 다른 변수가 생긴다면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 주식매매계약 유효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을 할 수는 있지만 연말까지 현대미포조선이 무작정 기다릴 수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경쟁자 우리은행의 등장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체제 전환을 위한 ‘주식이전계획서’를 결의했다. 내년 초에는 우리은행은 금융지주로 전환이 된다.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되면서 내부적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비은행 인수합병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 첫 대상이 증권사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고 우리은행이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것보다 증권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적 저항도 있다. DGB금융지주가 비리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추후에도 ‘특혜인수’ 시비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 있다. 계속 부담이 된다. 이 외에도 그동안 인수를 고려해 미뤄졌던 정기 인사 문제까지 최근 불거지면서 내부적으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하이투자증권 인수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