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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규기자의 보험X파일]‘도’ 넘어선 을의 반란(?)...요지경 속 보험업계

모 보험유관기관 승진 인사서 자식 낙방...부친이 "승진 누락 이유 대라"며 거센 항의
임원 운전기사 "정시 퇴근이 규정인데 왜 퇴근 후 운전시키나" 노동조합에 갑질투서
부서장이 연락부재로 감정폭발ㆍㆍㆍ부하직원이 호칭 하대했다며 인사부서에 항의
업계일각, 일부 총수 갑질 행태로 사회적 공분 고조 속 을의 반란 및 횡포 '위험수위'

[FETV(푸드경제TV)=김양규 기자]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언 및 폭행 등을 비롯해 기업 총수 및 일가의 부하직원들에 대한 갑질행태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악용한 '을의 반란(?)'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또 다른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일례로 보험업계의 경우 심지어 부하직원이 상사의 훈계를 문제 삼아 인사부서에 항의를 하는가 하면 임원 차량의 운전기사가 근무시간 외에 운행을 시킨다며 노동조합에 투서를 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몇가지 사례만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요지경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8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모 보험유관기관은 올해 초 단행한 승진 인사 후 승진에서 탈락된 모 직원의 부친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해당 직원의 부친은 승진 누락된 이유를 사측에 요구하는 등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임원은 “승진에서 탁락한 직원 부친께서 내 자식이 뭐가 못나서 승진에서 탈락한 것이냐며 항의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 같은 항의로 승진여부가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걸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직 내 기강과 체계가 와해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전 사회적으로 불어 닥친 미투 운동과 기득권층의 갑질 등이 이슈화돼 여론의 극심한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 내 상하직급 간 어떠한 말실수나 모임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조직이 점점 경직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모 대형 손해보험사 임원의 운전기사는 근무시간 외에도 차량 운전을 시킨다면서 이 회사의 노동조합에 임원의 갑질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내용의투서를 내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임원은 모 지역본부의 영업담당으로,  퇴근 후에도 영업활동의 연장선상에서 거의 매일 접대성 저녁 술자리는 물론 주말 역시 주요 고객 유치를 위한 외부 활동이 많은 편이었다.

 

이에 해당 운전기사는 근무 시간외에는 운행할 이유가 없음에도 저녁 늦게까지 차량에서 대기해야 하고, 주말에도 쉬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엄연한 갑질행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임원은 “사실상 고객을 유치하는 게 주요 업무인 영업 조직의 경우 정해진 근무 시간이 있는 것도, 정시 퇴근이란 개념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되도록 많은 고객을 유치해야 하기 때문에 밤낮 없이 활동하고, 주말에도 업무를 보는 게 다반사”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영업담당 임원들의 경우 본사 임원들과 달리 고객들을 되도록 많이 만나야하는 등 외부 활동이 많다는 특수성이 감안돼  업무용 전용차량이 제공되고 있다”면서 “운전기사의 주장대로 주말에도 쉬지 못한 점에 대해선 미안한 감정이 있을 순 있으나, 이를 갑질이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로, 내 나름대로는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별도로 수고료를 지급하는 등 최소한의 예우를 해주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나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노조동합에 신고를 했다는 건 다소 당황스러운 일”이라며 “노동조합 역시 개인의 갑질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이 사안을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간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더욱이 위계질서까지 붕괴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모 대형 보험사의 한 부서장은 부하 직원을 하대(?)했다는 이유로 인사부서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해당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모 부서장이 업무 처리를 마무리하기 위해 해당 업무담당자를 찾았으나 한동안 연락이 안됐다가 어렵게 통화가 되자, 화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부서장이 반말로 소리를 지른 적이 있다“면서 ”이에 해당 부하직원이 왜 함부로 대하느냐면서 인사부서에 항의하는  바람에 조직 전체가 술렁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입사 1년차를 기념해 일주일간 해외 연수를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육성하고 있는 또 다른 대형 보험사의 경우에는 상상을 초월한다.  해외 연수 대상장인 모 여 직원은 다음주 출발할 헤외 연수를 준비해야 하지만 금요일 오후까지 업무가 줄어들지 않자 퇴근 시간이 늦어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업무 시간 도중에 펑펑 울어 상급자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업계 한 임원은 “연수 출발 전 주인 금요일 오후 갑자기 모 여직원이 업무 시간 도중에 펑펑 울더라”면서 “우는 이유를 물어봤더니 서러워서 그런다고 해 당혹스러운 적이 있었다"면서 "해외 연수 출발 준비도 중요하나, 주어진 업무를 마무리해야 하는 게 기본적인 상식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 경영진 등 상급자의 갑질행태가 이슈화되면서 전체적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상급자는 눈치를 보게 된 반면 하급자들이 상호 존중과 평등이란 명분을 내세워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일부에선 조직 내 직급체계까지 와해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까지 나오는 게 사실로, 보험업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