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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태의 타각打刻

“푸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1위 제약사, 유한양행

[문정태의 타각打刻] ① ‘1위 기업’ 명성에 걸맞는 사업추진과 홍보(관리) 필요

 

[FETV(푸드경제TV)=문정태 기자] 지난 29일 <유한양행이 만든 ‘뉴오리진’, 신세계百 단독 프리론칭>이라는 보도자료를 받았습니다. ‘제약회사가 백화점에 입점을 한다고?’ 처음에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의를 기울여서 자료를 읽기 시작했는데요. 글의 첫 부분에서 ‘빵’ 터졌습니다.

 

“뉴오리진은 본질을 잃어가는 식품에 대해 반성하고, 식품의 오리진을 다시 찾아 식품을 식품답게 만들어낸 유한양행의 프리미엄 건강식품 브랜드입니다.”

 

‘제약회사가, 왜 본질을 잃어가는 식품을 반성한다는 거지?’생각이 들더군요.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거야 인지상정. ‘뉴오리진’이라는 식품 브랜드가 신세계 백화점에 입점하게 됐다는 게 매우 자랑스러웠던 모양입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무려 5개월 동안이나 백화점이랑 협의를 했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푸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철학 아래 홍삼군, 녹용군, 루테인, 칼라하리 사막소금 등 기존 건강기능식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각 제품마다 국내 제약업계 1위에 걸맞은 노하우와 신뢰도가 축적돼 있다.”

 

라고 소개한 부분에서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국내 제약 1위 기업이 노하우와 신뢰도를 녹여서 선보이는 제품이 홍삼, 녹용, 칼라하리 사막소금이라고? 건강기능식품처럼 인증을 받지도 않은 제품인데, 무슨 한계를 어떻게 뛰어 넘는다는 거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이 가관입니다.

 

“뉴오리진 루테인은 인도 전용 농가의 마리골드 꽃을 국내 최초로 초임계 추출한 잔류용매 0%의 헥산프리 제품으로 차별점을 더했다. 초임계 추출은 유효물질의 손상이 없고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아 헥산과 같은 잔류 물질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는 추출법으로, 루테인 제품에는 유한양행이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마치 대단한 기술을 적용한 것처럼 소개했는데요. 초임계 추출(법)은 천연물질(주로 식물)에서 필요한 성분을 뽑아내는 방법으로, 꽤 오래된 기술로 알고 있습니다. 유한양행 같은 1등 제약사가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더욱이 내달 16일에는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비타민, 밀크씨슬, 프로바이오틱스, 에센셜푸드 등 건강기능식품과 식품을 넘나드는 다양한 제품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저런 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 제게도 익숙하기 그지없는 제품들입니다.

 

이번 보도자료의 백미는 유한양행의 모 팀장님이 말씀하셨다는 이 부분입니다.

 

“유한양행은 ‘치료’의 패러다임을 넘어, ‘예방’ 식품의 영역에서 새로운 100년을 차근차근 준비했고, 그 시작이 바로 ‘뉴오리진’이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된 먹거리의 세상을 회복하는 데 앞장서 푸드의 오리진을 다시 쓰겠다.”

 

식품 영역에서 새로운 100년을 차근차근 준비했다고요? 그동안 의약품 개발에 매진했다고 해도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먹거리의 세상을 회복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와 관련 유한양행 측은 “이번 보도자료는 제약사업부와는 별개로 건강(기능)식품 파트에서 작성돼 언론홍보대행사를 통해 배포된 것”이라며 “아직 사업 초반이니 너그럽게 봐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유한양행’이라는 이름이 전면에 내세워진 상태로 이런 보도자료가 뿌려지고, 여러 매체를 통해 기사화됐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될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제약업계 1위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사업추진과 대외홍보(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