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푸드경제TV)=송현섭 기자]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추진하는 해외 매각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6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현 회사 상황에 대하여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현재 위기상황 하에서 해외매각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해외의 건전한 자본이 회사를 인수해 투자를 진행하고 미래 계속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면,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에서는 해외자본 투자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2015년 중국회사 켐차이나로 인수된 피렐리 타이어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세계 5위의 타이어 메이커인 피렐리도 인수된 후 글로벌 업계에서 순위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영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자신의 사견임을 전제로 외자유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김 회장은 국내·외 공장을 포함해 장기적 발전을 위해 투자를 실행할 능력, 전체 종업원의 고용안정 보장, 브랜드가치 제고와 영업·생산 시너지 창출능력 등을 전제조건으로 내놨다.

다만 김 회장은 채권단에서 이런 내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외자유치 추진은 회사 자체적으로 일정 수준의 정상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또 노사가 이달 안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마련에 실패하고 만기가 돌아온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대규모 감원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한진해운과 STX조선, 성동조선 등 사례에서 보듯 법정관리 신청 자체가 혹독한 구조조정을 요구한다”며 “회생계획안이 인가돼도 경영 정상화까지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회장은 이어 “실효성 있는 자구안을 마련하는 것은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한 필수요건으로 노조와 협의를 통해 이른 시일 내로 추가적인 자구안을 수립토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조는 성명을 통해 “김종호 회장이 작년 10월 면담에서 해외 매각에 분명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이제 와서 찬성한다고 말을 바꿨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또 “금호타이어 구성원은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얻으려는 채권단의 해외매각 시도를 반대한다”며 “해외매각에 찬성한다면 김 회장부터 회사를 떠나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